자작시 148

나무의 소리

나무의 소리 여의도시인 새만 나는 것이냐 나도 날고 싶다 나도 뿌리를 짜르고 훨훨 내 몸뚱아리를 하늘로 날리고 싶다 그래서 그래서 나도 내 잎사귀로 심심치 않게 바람을 탄다 곰만 눕고 자는 것이냐 나도 한 낮이면 졸리고 응달을 마냥 찾고 싶다 허나 늘 땡볕아래 오가도 못해 그래서 그래서 날 찾아 오는 손님에게 난 늘 어서 쉬라 어서 쉬라 그늘 막을 펴 가며 소중히 만들어 둔다 사람만 죽는 것이냐 나도 죽는다 나도 죽는다 어떤 놈은 내 뿌리 근처에 불 놓고 밥 끓여 먹고 어떤 초동은 대 놓고 내 이불에다 쉬이 소변을 본다 어떤 놈은 내 모양이 좋다고 지들 방 화병 꽂이로 매년 내 살점을 떼어 간다 허나 허나 죽어도 나는 나무다 뉘 집 땔감이 될꼬 뉘 집 가구가 될까 허나 허나 나는 생각하는 나무다 내 전부..

자작시 2022.01.10

가을의 기록

가을의 기록 여의도시인 어젯밤 다 타고 남은 몸둥아리 초와 빨갛게 불타다 쓰러진 검은 쨟은 초심지처럼 사랑하다 이별한 마음에는 아직도 불꽃 그리움이 고이 남아있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해서 어떻게 보고픈 사람을 정말 볼수있을까마는 너무 보고싶어 문득 내가 바람처럼 떠돌고 싶어진다 내 몸이 언제부턴가 가을이 되어있고 내 마음이 쓸쓸함에 휩쓸려 떠밀려 가지않을만큼 스잔해지고 싶어 작아질대로 작아진 육신의 심장은 고산 단풍을 불러 끌어들여 아프지 않을만큼 또 찾아 온 님들이 울지않을만큼 스스로 고독해 져 있다 곧 별이 뜨고 초승달만 뜨면 되는거다 사랑하면 헤어지지 말자 그게 정답인것 같다 부서지리만큼 낡은 고서 일기장 작은 끝말엔 "세월이 가도 네가 보고싶다 보고싶다 이 가을엔 정말 보고싶다" -여의도시인-20..

자작시 2020.10.17

어쩜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어쩜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여의도시인 어쩜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난 사랑이라고 진짜 믿었지만 어이없이 헤어진뒤론 어쩌면 나만 좋아했나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걸 보면 내가 아는 그런 사랑이 아니었나봅니다 어쩜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그때 내가 더 사랑할걸 더 잘해줄걸 하고 뒤 늦게 자주 내가 생각하는 걸 보면 내 사랑은 늘 부족하고 모자란 사마귀부부 사랑같아서 회상하는 이것도 어쩜 진실이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또 어쩌면 지금 이순간 후회하는 것 조차도 내마음 편하라고 쉬 생각하는 것 같아서 내일이면 또 내가 어떻게 변할지 정말 몰라 나도 날 못 믿지 못하는 걸 보니 어쩌면 이것도 어쩌면 이것도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헤어지면 믿음이 없었던걸까요 사랑이 정말 식었던걸까요 어쩜 이것도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노답은 늘 ..

자작시 2020.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