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이 얇아"
여의도 시인
"양말이 얇아"
"잘 건데 양말이 얇으면 어때요"
"자긴 조금 있다가 엿 장사 나갈건데"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저녁을 드시고 나누시는 대화이다
아버지께서 엿장수를 하신 것이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로 알고 있다
용두산 공원에서 엿을 파시며 또 마스코드(기념목걸이) 장사도 겸하신 것이 장사가 잘 되어서
수학여행 시즌엔 하루에 보리쌀 한 가마니를 버실 정도였다고...그런데
겨우 먹고 사시면서 도(종교)라는 곳에다 버시는 족 족 다 성금으로 내셨다고ㅠㅠㅠ
그때 부산 사상은 쑥밭 한 뙤기 얼마 안 갔다는데 사 두셨으면 정말 갑부^^
왜 오늘 저녁 잘 드시고 엿장사 하시러 가시겠다고 하시는지
그 0 0 도 종교에 돈 버신 것 다 안 받쳤으면 그 후에 사시면서 덜 고생 하셨을텐데...
어머니께서 커피 한잔을 타 주시니 드시고 지금은 앉으셔서 TV를 보고 계신다
어제 아버지 정신이 너무 혼란스러워
저녁때 드시는 약에 신경안정제 1알을 같이 드시게 하였는데...
오늘 아침에 소변에 젓은 옷을 가족모르게 살짝 바구니에 갖다 놓으신다
물론 나는 보고 있었지만
이부자리가 젓은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인데 아버지께서 요을 개어 놓으신 것을 내가 들으니
"그거 빨 거여"하신다
"젓었는데 빨아야죠"하면서 들고와 세탁을 하였는데
그나마 컨디션이 좋으신 듯 하더니 지금은 과거 6~70년대로 돌아가셨다
오늘은 일찍 안 주무실 모양이신데...
혹시나 문 열으시고 밖으로 엿 팔러 가실까봐 나는 지켜 보고 있네요^^
요즘 교회 요람의 사진들을 보시면서
"여기에 이쁜 여자들이 날 보고 계속 웃어"하신 적이 있어서 한바탕 어머니와 저는 웃었죠
웃으시면서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하시는 말씀"좋으시겠수 당신은... "
-여의도시인-2013.1.18."양말이 얇아"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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