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회충약

여의도시인 2012. 11. 3. 10:30

 

회충약

         여의도 시인

 

나의 아버지께 "회충약 드세요'하고 물과 함께 약을 드렸다

그리고 난후 다른 일을보고 한참 후

아버지 방에 들어가 보니

나의 아버지 아직도 약봉지를 보고 계신다

물론 약은 입에 넣으시고 봉지의 글씨를 열심히 훑어 보신다

"회충약이예요"

"회충약 이라고 안 쓰였는데"

"여기 구충제라고 쓰여 있쟎아요"

그러니 수긍하는 듯 편안해 하신다

봉지약을 드리다가 낱알로 바꾸게 되면" 이건 왜 봉지에 안 들었어" 하시고

약 숫자가 줄어들게 되면 물끄러미 바라 보시다가 약이 모자른다며 "안 먹어" 하신다

그 때마다 설명을 간단히 해야 이해 하시며 드신다

약간의 의심을 하시는 듯

늘상 살펴보시고 이상하다 싶으시면 거절 하시는 것

년에 2회(봄,가을)로 나누어서 구충제를 식구가 함께 복용한다

특히 신경쓰는 것은

이 곳에 와서 키우는 개 한마리가 있어서 신경을 더 쓰게 되고

식사후 영양분이 회충 등으로 흡수 될까봐

아버지 때문에 더 신경을 쓴다고나 할까 

아뭏든 모든 게 돌아 가는 것이 아버지가 일번이다

어머니께서 외출하게 되면 나는 농장일을 미루거나 외출을 포기해야 한다

또 내가 집을 비우게 되면 어머니가 계시고

이것이 아버지와 같이 사는 방법이 되고 말았다

다 잘 할수는 없기에 뭐든지 이렇게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면서 만족하고 그러면서 행복해 하고 ^^

 

-여의도시인-2012.11.3."회충약 "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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