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금이 어딨어

여의도시인 2012. 7. 4. 21:52

금이 어딨어

            여의도 시인

 

날씨가 덥다

후덥지근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무덥다

나의 아버지 주무실 시간이 다 되었지만

냉 커피를 타서 한 잔을 갖다 드렸더니

시원하신지 얼른 다 마신다

냉 커피를 다 마신 뒤에 아버지께서

싱크대 쪽으로 가시더니

가스 레인지 위의 주전자를 만지시며 주전자 뚜껑을 여신다

물을 금방 끓인지라 쏟으시면 큰일 나기에

어머니께서 "물 더 드려요"

나의 아버지 말씀" 금이 어딨어"

내가 보기엔 냉 커피가 시원하니 한 잔 더 하실 생각 같기에

"물 뜨거워요 아버지"

"금이 어딨어 타 먹게"

"금은요 커피 드려요"

"으응 타서 먹게 물이 여기 있쟎어"

"물 뜨거우니 제가 타서 드릴께요"

그제서야  아버지께서 싱크대 쪽에서 물러 나오신다

찻 잔에 커피 한 봉지를 붓고서 주전자의 끓인 물을 조금 넣은 뒤

젓가락으로 휘저어 희석한 뒤에

아버지께서 조금 전에 마신 잔에 얼음이 그대로 있기에

그 곳에 즉시 부어서 다시 저어 드렸더니

얼른 받아서 쭉 마신다^^

금년 들어서 오늘 저녁에 처음 냉 커피를 타서 아버지 어머니 나,이렇게 마셨는데

다시 얼음 얼 새없이 냉 커피를 찾으시니

아버지 잔의 얼음을 다시 사용한 것이다

"이것 봐 얼음이 많던 게 다 녹아서 다 마셨어"

하시면서 커피 잔을 어머니께 내 미신다

"아직도 얼음이 몇 개 있구만...."

어머니께서 커피 잔 속을 들여다 보시면서 말씀 하신다

텔레비젼엔 드라마가 한창이니.....같이 보시던 아버지께서

드라마가 끝나기 전에

"가서 자는 게 낫겠다"하시면서 주무시러 가신다

"냉 커피가 시원했던 모양이야..."어머니께서 웃으시면서 말씀을 하신다

나는 "커피를 금이라고 하시니..."ㅠㅠ

장마 시작이라 후덥지근하고

며칠 째 온도가 올라가니 이제 슬슬 찬 얼음이 더 좋은 것 같다

 

얼음을 많이 얼려 놔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아버지 당뇨병 있으시지만 상태 봐 가면서 커피는 드린답니다

저 혈당 증세 나타나는 아침에 어지럽다 할 때에 타서 드리고요

더울 때 냉 커피 드리고요

당이 신경 쓰이는 날에는 설탕 조절 부위를 조절하여 설탕을 남기면서^^ 그렇게 타서 가끔 드려요~~~

너무 더워요

오늘 밤 시원하게 보내세요~~~

 

-여의도시인-2012.7.4."금이 어딨어"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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