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

여의도시인 2012. 5. 8. 21:41

 

우리 어머니 우리아버지

                            여의도 시인

 

아버지

나의 아버지

아버지께서 옛날 그 때에 왜 고기를 조금 드셨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육고기 장만을 해보니

이제서야 아버지 그 때의 심정을 헤아립니다

저는 아버지와 어머니 드실 것을 장만하지만

아버지는 우리 구 남매를 키우실 적에

손수 고기장만 하시면 한 가마 솥 끓여서

도마에 썰면서 부터 자식들을 불러 먹이셨지요

그러시면서 "많이 먹어라 많이들 먹어" 하시던 나의 아버지

자식들 배 부르게 먹는 그 식성을 보기 좋아 하셨던 나의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정작 육고기 장만에 지쳐서 몇 저름 밖에 못 드셨으니

이제서야 자식들을 위해 수고하신 그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합니다

그러신데 요즈음은 잘 드시니 제가 마음이 좋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나의 어머니

계란을 삶았다 하면 세판 이상 삶으시고

자식들이 한번에 먹고 싶은 대로 나눠 주시던 나의 어머니

조금 삶으면 더 굶주림이 간다고

오랫만에 먹더라도 실컷 먹어야 아이들이 걸피지 않는다고 하신 나의 어머니

어머니 손은 정말 컷습니다

전을 부쳐서도 한 끼 먹고 남는 것이 더 많아야 맘이 편안하다시는 나의 어머니

실로 우리 집은 그 동네에서 제일로 가난했지만

부자를 부러워 안 했던 것은

아버지,어머니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삶을 사시는 두 분의 지혜로 넉넉한 것 같이 너무도 잘 살아 왔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세상이 힘들어도

우리 형제들이 어려운 가운데 꿋꿋이 이렇게 견디는 것도

아버지 어머니께서 삶으로 손수 가르치신 그 지혜에 너무 익숙해져

뜨겁게 가끔은 울지만 

너무 오래도록 슬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오래 오래 사세요

우리들 하는 사업 크게 잘 돼서 부모님께 더 크게 효도하며

여러 세대가 한 집에서 살 날이 많게 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여의도시인-2012.5.8." 우리 어머니, 우리 아버지"를 적다

  

  

'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매 보편적인 특징  (0) 2012.06.29
뭐가 시끄러워  (0) 2012.06.21
그걸 사진 찍어  (0) 2012.03.19
우리 집은 천국  (0) 2012.02.27
치매진단 테스트 항목  (0) 201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