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뭐가 시끄러워

여의도시인 2012. 6. 21. 09:37

 

 

뭐가 시끄러워

                     여의도 시인

 

오늘도 흔적이 지워지고 있었다

포크레인이 몇 달전 땅를 고루고

주변에 집을 짓기 시작하더니 세 군데서 동시에 시작 되었다

종일 먼지가 날더니만

빨래를 꺼들일 때마다 먼지 털어 내는 것이 힘들 정도다

온도가 올라가는 여름에 들어선 요즘 창도 바람 방향 보면서 열고 닫는다

면역력 약하신 나의 아버지를 생각해서 특별히 신경이 쓰인다 

어느새 주변 집들이 기와을 입고 채색도 하고 외장도 거의 마무리 되어 간다

실내에서는 타일히고 한창 공사 중이다

이 곳에 이사온지가 몇 년인가

아이들이 저 터에서 눈 싸움을 하는 것을 두 번 봤는데

이젠 그 것이 끝인가 보다

달랑 집 옆에 한 필지만 여러 가지 곡물들을 심어서 자라고

극심한 가뭄 가운데 양파 감자,고추가 자라고 있다

가뭄 끝에 단 비가 내리나 ....그러나 이미 지칠대로 지친 식물들은 생기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작황도 말이 아니다 

바로 옆에 있는 저 땅도 또 언제 집이 세워 질는지....그러면 매우 시야가 좁아져 답답할 것 같다

이렇게 어제의 흔적들이 하나 둘씩 지워지듯 없어지고

내가 안 건드려도 나의 주변에서 

나의 추억들이 내 기억속으로 스며들듯 주변이 변화하고 있다

텅그렁~~~

쇠 받침 대 던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그리고 실내 공사하면서 쓰레기를 외부 밖으로 떨어 뜨리니 먼지가 더 풀썩난다

"뭐가 이래(무엇이) 시끄러워"

나의 아버지 어디선지 뭣 땜에 나는 소리인지 분간은 못하시면서

공사판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시며 불평을 자주 하신다

대리석을 붙히려고 절단하는 소리가 들리며 돌 먼지가 뿌옇게 일어난다

옆집에 공사는 물을 틀어놓고 돌을 절단 하던데...

앞집 공사는 아예 그 것도 안 하는 것을 보니...내가 씁쓸하다

얼른 창문을 닫았다

 

-여의도시인-2012.6.21."뭐가 시끄러워"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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