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한 겨울인데

여의도시인 2015. 1. 17. 13:23

한 겨울인데
                여의도시인

나의 아버지 한 겨울인데도 자꾸 바지를 둘둘 말아 올려 반바지처럼 걷어 올리신다.
"아버지 왜 자꾸 걷어 올리세요"
"이래야 시원하단말야..뭐 알지도 모르면서"
잘 알지 못하고 잔소리 한다는 투로 퉁명스럽게 말씀하신다.
기온 내려가면서부터 이랬으니 지금 몇 달째 이러고 있다.
그래서 실내온도를 낮출 수 없다.
실내온도를 낮추면 콧물을 줄줄 흘리시면서도 말아 올린 바지 그대로 계신다.
바지를 내려드리려면 손이올라가려하시니 눈치만 보고 말씀만 들릴뿐
그래도 다행인 것은 며칠 전부터 이불을 잘 덮으시고 주무신다는 것이다.
이부자리를 깔아 놓은 상태에서 주무시다 또 이불 한 채를 내리어 덮으시고
물론 실수하는 날에는 빨랫감이 그만큼 더 늘어나지만
스스로 더 내려 덮으시니 마음은 놓인다.
며칠전 하룻밤을 꼬박 새다시피 하셔서 다음날 신경안정제 1알을 드렸더니 잘 주무셨고
그래서인지 지금은 컨디션이 좋은 상태로 보인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여의도시인-2015.1.17"한 겨울인데"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