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맘 고생

여의도시인 2015. 9. 9. 11:11


맘 고생

                  여의도시인

"아버지 화장실 가셔야 돼요"
"놔 화장실 안 가"
이러는 와중에 아버지를 밀다시피 부축해서 화장실 변기에 앉히는데 성공했다.
끙끙거리시면서 소파에 앉으신 채로 대변을 보려는 나의 아버지
이젠 아예 화장실을 가야겠다는 생각도 없으신거다.
매일 대소변 실수를 하시니 그러려니 하고 처리하지만
궂이 안 가시겠다는 화장실을 부축해서라도 가는 이유라면
그래도 이따금이라도 아버지 스스로 화장실을가서 대소변을 봐야지하는 생각이 들었으면해서이다.
이제 가을이 왔다.
폭염속 여름은 가고 기온이 적절한 이 가을 나에게 숨 돌릴 여유를 갖게 하는 계절이다.
한마디로 나의 아버지께서도 힘든 여름의 한 고비를 넘겼다는 뜻이 포함되어있다.
식음을 전폐하며 속 끓이게 하시고
정신이 너무 혼미해서 망상속에 사시는 나의 아버지시지만 식욕 돋는 가을이 더 나에겐 안심스럽다.
농장 이전 관계로 팔지 못한 나무를 임차한 논에 옮겨 심다보니 내 건강도 말이아니다
적은 보상이라도 나오면 임차료를 선불 2년치를 주기로 약속했건만
개발로 인한 보상은 시일을 질질 끄니 돈이 급하다
추석 전엔 보상 받기가 아예 글러 버렸다
아직도 이의제기후 통보를 안는걸 보니...
토지주 어른 뵙기가 민망스럽고 돈 4백80만원 때문에 요즘 속이 타 들어간다.
구할데도 없고 빌릴데도 없으니....힘들다.
귀한 모종들이라 버리기 싫어 옮겨와 심고 잘 살아 크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고생 끝에 또 돈의 굴레에 갖히는 기분이다
"에구 이 마음 고생 언제나 끝나려나 ..."

-여의도시인-2015.9.9."맘 고생"을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