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안반데기`의 뜻이 궁금하시죠?

"안반데기"

 이게 무슨 말일까? 외국말 같기도 하고....
그래서 찾아갔다.

 
친구가 그곳에 발령받아 있어서 좋은 가이드가 되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안반데기를 몰라도, 대관령 고랭지배추는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지.........

 

 눈으로 보기엔 한없이 평화롭고 아름답기까지한 이 밭들이
바로 '안반데기'란다.

어찌하여 해발 1100고지에 농사를 지으려 했을꼬?
건너편에서 찍은 사진이다.

 '안반데기'...구름 위의 땅...

그 말뜻을 알고 나니..경이롭기까지하구나~

 

 안내판의 글처럼 화전민이 손으로 일구어낸 땅들이다.
사진으로 보는 푸른밭은 경사가 높아 보이지 않지만 남녘에서 보면
등산이나 다닐 법한 경사도가 아주 높은 곳이다.

한 번 구르면 계곡 저 아래로 떨어지고 말 아찔한 곳..
요즘 모든 농사가 기계화 되었지만, 이곳은 아직도 소의 힘을 빌리고 있단다.

 

 풍력 발전기가 돌고 있고 그저 바라만 봐도 배부르고 한폭의 멋진 그림인데
안반데기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사진이다.

저렇게 푸른 배추밭이니 토질도 좋을거란 생각 누구나 다 할것이다.
허나 내 눈으로 본, 저 밭들은 토심좋은 밭이 아니라 돌밭이었다.

어찌보면 흙보다 돌이 많아 보인다.

 

 흙이라고는 조금..아주 조금인데 파란 배추가 아직 남아있다.
속이 덜 찬 것들이어서 버리고 간 것들이었다.

내차로 갔더라면 가득 실어 오련만, 친구 차 여서 아쉬운 맘 가득안고 돌아오고 말았다.
해발 1100 고지 최고봉의 배추인데 먹어보지 않을 수 없지...

뚝 따서 한 입 와싹 베어 문 순간 고소하고 단단하고 달콤하다.
이 아까운것을 다 버리고 가다니...

 

 
내 눈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 보면 이해가 된다.

이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은 이유를...
긴긴 장마에..........말이다.

이 산꼭대기는 돌밭이어서 물에 치지 않고 배수가 잘 되었고
기온이 낮아 병도 잘 걸리지 않으니 좋은 배추가 생산되나보다..

그럼 장마철도 지나 뙤약볕이 내리쬘 땐 어떡하지?
돌이 많다보니 한낮에 뜨겁게 달구어진 돌이
밤에는 차가운 기운이 내려앉아 이슬이 많이 생긴단다.
그래서 수분 공급이 오히려 잘 된단다.

그럼 이 척박한 땅에 뭘 먹고 자라지?

 

 

그렇구나~
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땅의 기운을 잘 불어 넣어주고 계셨구나..

이렇게 배추나 감자를 수확하고 난 후에 호맥(녹비식물)을 심어
봄에 갈아 엎어서 퇴비로 쓴단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니 계분도 넣어주고
한창 성장기엔 액비도 주어서 키운단다.

 

 여긴 그래도 경사가 덜 진 곳이다.

 

 그나마 평지엔 이렇게 무가 튼실하고 좋다.
그림같다..어쩜 이리도 가지런히...

 

이 산 꼭대기 안반데기엔 20여 가구가 농사를 짓고 있는데
총 면적이 200ha...60만평란다..
60만평이 이리도 넓을줄이야~~~

어느 집에선 혼자서 6만평 농사 짓는다는데...
그 넓이가  어느 만큼인지 감이 오지않는다.
대충 짐작으로..저 건너 산 모두 다......

밭을 갈때는 트랙터로 하는데 옆으로는 갈 수 없다네..굴러서 떨어지니..
아주 운전을 잘 하는 사람이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올라갈때는 후진으로만 간단다.

아쉽게도 8월에 갔을때는 이렇게 푸른 밭이었던 것이...
그저께 갔을 때는 이미 밭을 갈아 놓은 상태라

밭을 갈아 엎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

얼마나 무서울까?
나도 운전을 해 보지만...
올라갈 때 보다 내려 갈 때가 더 무서운데...
이렇게 경사진 곳을 갈아 엎을라면 오금이 저릴만도 하다.

 
그냥 마트에 가서 쉽게 사먹던 고랭지 배추가..
이런 산고를 치르고 우리 입으로 온다고 생각하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안반데기에서 농사 지으시는 분들께 경의를 표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그저 감사합니다!

정 영 애(강원 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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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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