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춘란 실습록

여의도시인 2010. 7. 10. 15:01

춘란 실습록

              여의도 시인

 

춘란과 몇 계절  함께 해보니

신아가 한 촉 오르면

그 모촉이 자양분 되어 잎을 줄이려하건만

사람이 욕심을 내자 있던 잎 그 마저 없어 지나니

물도

바람도 적당히 하는 것이

먼저보다 잘 생긴 큰 놈이 올라오는 비결이라 사부는 말씀하시는데

그와 반대로 나는 과욕해서

신아도

싹을 내던 모촉도 예전 것만 못 하고

촉수 줄어 든 것을 올해 또 보네

 

내 사람의 못 된것

버려야 할 것은 진작에 버려야 하건만

그저 잘난 내 마음뿐이니

키우는 춘란에겐 주인 잘못 만나

좋은 환경의 변화가 없어 늘 아쉬움 뿐일쎄

그저 초야에서

자연처럼 살면 나도 춘란도 얼마나 좋을까

 

난초가 그저 쉬며 살수 있도록

자연으로가 

바람도 저만큼 살 살 불고

나무잎은 적당히 햇볕 가려 펴 주니

토양에 오르는 저 기름진 것 어찌 내 다 만들어 난초 뿌리에 줄  수나 있을꼬

한 숨 자다가도 시간가는 줄 모를 자리처럼

여름이면 시원한 그 곳이

내 집 난초에게도 그저 좋다는 것

알고도 못 해줘서

미안한 이 마음

먼저 간 춘란 빈 분을 곁에 두고 내 삶을 털어 털어서 훠이 보내네

 

나는

나는 란초를 닮으려 하나

그것도 내 빈 마음 

나의 빈 심정 뿐일쎄

 

내 빈 껍데기처럼 보이는 빈 화분 앞에서

비우지 못한

말로만 하는 빈 마음

차마 아쉬워 못 보내는 그것도

세상사  빈 화분과 같은 허왕된  공 소리뿐일쎄

 

 

-여의도 시인- 2010.7.10. " 난초를 키우는 것 여전히 보는 것보다는 아직도 어렵습니다"를 적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매일  (0) 2010.09.05
나도 너를 바라보고 있었다  (0) 2010.08.24
그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0) 2010.07.09
진정한 위로  (0) 2010.07.03
  (0) 2010.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