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란 실습록
여의도 시인
춘란과 몇 계절 함께 해보니
신아가 한 촉 오르면
그 모촉이 자양분 되어 잎을 줄이려하건만
사람이 욕심을 내자 있던 잎 그 마저 없어 지나니
물도
바람도 적당히 하는 것이
먼저보다 잘 생긴 큰 놈이 올라오는 비결이라 사부는 말씀하시는데
그와 반대로 나는 과욕해서
신아도
싹을 내던 모촉도 예전 것만 못 하고
촉수 줄어 든 것을 올해 또 보네
내 사람의 못 된것
버려야 할 것은 진작에 버려야 하건만
그저 잘난 내 마음뿐이니
키우는 춘란에겐 주인 잘못 만나
좋은 환경의 변화가 없어 늘 아쉬움 뿐일쎄
그저 초야에서
자연처럼 살면 나도 춘란도 얼마나 좋을까
난초가 그저 쉬며 살수 있도록
자연으로가
바람도 저만큼 살 살 불고
나무잎은 적당히 햇볕 가려 펴 주니
토양에 오르는 저 기름진 것 어찌 내 다 만들어 난초 뿌리에 줄 수나 있을꼬
한 숨 자다가도 시간가는 줄 모를 자리처럼
여름이면 시원한 그 곳이
내 집 난초에게도 그저 좋다는 것
알고도 못 해줘서
미안한 이 마음
먼저 간 춘란 빈 분을 곁에 두고 내 삶을 털어 털어서 훠이 보내네
나는
나는 란초를 닮으려 하나
그것도 내 빈 마음
나의 빈 심정 뿐일쎄
내 빈 껍데기처럼 보이는 빈 화분 앞에서
비우지 못한
말로만 하는 빈 마음
차마 아쉬워 못 보내는 그것도
세상사 빈 화분과 같은 허왕된 공 소리뿐일쎄
-여의도 시인- 2010.7.10. " 난초를 키우는 것 여전히 보는 것보다는 아직도 어렵습니다"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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