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치매약의 효과

여의도시인 2010. 2. 7. 20:13

나의 아버지께서 치매 약을 드신지 여러 날이 지났다

정확히 지난 달 29일 정오부터 드시기 시작했으니 내일이면 열흘 째이다

상태를보면 드신 후에 1주일간은 별로 효과를 모를 정도였으나

요 며칠 사이에 TV를 보시면서 불쑥 불숙 내 뱉는 말씀을 종합 해 보면 

보시고 계신 TV의 내용을 일부 이해하는 듯한 내용의 말씀이 포함 되어 있음을 알수있다

그렇다고 다 이해 하는 것은 아니고 종전 보다는 상태가 나아진 것 같다는 나의 생각 일 뿐이다

치매는 가족들이 의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그런 것이다

급히 서두른다고 더 좋아지는 것이 없고 표시나게 우왕 좌왕 하다보면 환자에게 더 악화만 초래할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

먼저" 이럴수도 있있구나 " 먼저 앓고 있는 이의 아픔을 먼저 이해하고

환자라는 생각보다 나의 가족이라는 생각을 하고 서로 얘기하거나 식사를 할 때에도 너무 안타깝다든가 안된 표정을 밖으로 지어서 환자의 불안을 조성치 말고 그저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이 받아 들여야 한다

나도 처음엔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내 아버지가 이상한 행동을 할때에는 서둘러 고치고 싶고 어떻게든 빨리 빨리 ...청결, 깨끗이...그렇다고 빨리 치료 되는 것이 아니질 않는가

이제는 아버지께서 원 하는 방식에  약 드시는 것 처방의 원칙과 그날 그날 아버지의 컨디션에 모든 게 조정된다

겨울 날씨의 변화처럼 기분 좋으시면 좋은대로 아니면 또 그에 맞춰서 대 하면서 하루 하루를 소중히 보낼 뿐이다

오직 치료 하실 분은 주님 뿐이시니 주님께 모든 걸 맡기고 인내를 하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느끼며 산다

지난 날에는 누워서 말씀도 못 하시고 요구르트, 두유 한병 드실 때도 스스로 못  하시던 나의 아버지

지금은 식사는 잘 하시니, 그나마 부분적 대화가 소통이 되니 그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 할 일인가

사랑하는 가족이 다 죽어가도 우리가 곁에서 할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는가

다만 아픈 환자가 일어 서고 있음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아직도 그를 사랑 하시기에 일으켜 세우신 것이다

단지 가족이 할수 있는 일은 가족의 사랑하는 마음을 끝까지, 변함없이 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들의 그 사랑이 환자의 용기가 되고 병을 이기는데 기운이 되는 것이리라 

씨앗이 싹을 트고  자라듯이 언젠가는 이 사랑이  꽃 피리라는 희망도 되는 것이다

며칠 있으면 구정이다

우리 9남매들이 다 모일는지는 모르지만 나의 아버지의 살아 계심에 함께 모여서 하나님께 찬송하고 기도로써 경배를 드릴 것이다

"주여  감사하나이다

내 육신의 아버지 일어나심을 정말 감사하나이다" 하면서 기도 모임이 기쁨 중에 있으리라

이제 나의 아버지 영혼이 더 맑아지고 치매가 사라지길 더 간절히 기도하며 살아계신 부모님 곁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또 배우게 되리라

고향의 계신  큰 아버지 큰 어머님 건강 하시고 나의 사촌형님과 형수님 조카들 올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소원해본다  얼른 내가 경제적으로 회복되어야 신세 진것 다 갚을텐데 ...금년에는 나에게도 좋은 일만 가득하리라

 

주님

내게도 복을 주시옵소서

모든 어려운 것이 회복되고 기쁨으로 세상에서 승리하게 하옵소서

나의 아버지를 하루 하루 일어나게 하심을 감사 하나이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여의도시인- 2010.2.7. "치매에는, 치매 약보다는 사랑의 약이 더 잘 듣습니다"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