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불 켜지 마라

여의도시인 2014. 6. 28. 01:34

불 켜지 마라

                여의도시인

 

밤 12시가 막 넘은 시각

이젠 자야 겠다 싶어 일어나는데 어디선가 냄새가 풍긴다.

아버지 방에서 새어나오며 풍기는 냄새

문을 열고서 불을 얼른 켜려는데

"불 켜지마라"

얼른 불을 켜보니

"불 켜지마라니까   똥싸서 나뒀는데 왜 불키고 그래"

어제도 그렇고 요즘 매일 대 소변 실수를 하신다.

혼자 처리하시려고  옷가지로 딱아서 여기저기 던져 놓으시고

욕실은 안가시려고해서 뒤로 빼시고

수건을 빨아서 다리등을  딱아드리는데

아프다면 엄살을 부리시다가

"확 팰까보다"하면서 아버지의손이 내 어깨에 와 닿는데

아버지의 손도 엉망 내 어깨도 ㅠㅠㅠ

방바닥엔 아버지 발자욱간 곳마다  떨어진 똥 무더기들

한참 청소를 한 뒤에 가만히살펴보니 나의 아버지 의자에 앉아 눈감고 계신다.

냄새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창문을 약간 열어놓고 요를 펴드렸다.

요즘 계속하여 실수를 하시는 나의 아버지

금년 치매 검사에서 점수가 많이 낮더니만 근래들어 치매가 더 심하신 것 같다.

저질러 놓은 일 때문에 불 켜지 마라고 하신 나의 아버지

그렇다고 없어질 일 아니데 누군가 치워야 하는데 ...

임시 아무도 안 보이면 해결 될거라고 생각하시는 나의 아버지

부끄러운 것을 잘 알지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판단이 잘 안 서는 그런 것이 치매의 단편이다.

이윽고 아버지를 주무시려고 방문을 열어 거실을 쭉 훑어보시고  문을 닫으신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주무시기전에 꼭 몇 차례 방문을 열어 확인을 하시고는 주무신다.

치매는 이런 일 보통으로 달고 다닙니다 다 그러려니 하고 살아야 가족 모두들 속이 편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