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여의도 시인
올 한해 참으로 힘든 한 해였다
봄, 여름내내 식사를 잘못하시던 나의 아버지
팔다리에 살 빠지는 것이 자식들 눈에 확 띠시던 아버지
가을에 들어서면서부터 식사량이 다시 늘어 지금은 오히려 식욕을 조정할 정도이다
내가 먹는 것 보다도 드시는 것이 더 많으신 것이 사실이어서 그래서 나름대로 아버지 모르게 살짝 조절중이다
치매는 수분섭취량이 많은 것이 치매증상 악화를 막을수 있다 하는데...
그냥 맹물은 잘 안드셔서 잘 드시는 우유나 두유로 수분 섭취를 대신하다시피한다
그냥 생수는 올 봄부터 확실히 잘 안드셨고 그래서 더 힘든 한 해였다
갈바람이 불 때에 동생태현이가
" 아버지 뭘 드시고 싶어요'하고 하루는 여쭤 봤더니
"새치하고 돼지고기가 먹고 싶으시다고 말씀하셔서
그 길로 시장에 가서 새치를 찾았으나
시장에서는 새치구경을 못하고 (동해쪽 시장에서나 볼수 있는 어종이므로)고등어를 사 와서 해 드렸더니
그때부터 식욕이 회복 되셨다
그렇다고 그 전에 고등어를, 돼지고기를 안해서 드린 것 아니지만
아들이 뭘 드시고 싶냐는 그 물음에 답하시면서 그 기분으로 식욕을 회복 하신 것
그래도 나의 아버지 20여일전에는 대소변 실수를 잦게하셔서 꽤 힘들었다
10여일전 강약국에서 사온 영양제(은행잎 엑기스 성분)와 치매 당뇨약과 잘 맞는지
차츰 실수하시는 횟수가 줄어들고있다
그렇다고 전혀 실수를 안 하시는 것 아니라 치매평상시 수준으로 회복 되었다는 것
20여일전에는 소변이 뚝뚝떨어져도 입으로는 그냥 드시고 서 계시니 정말 하루종일 따라다니면서 걸레질하기 바빴었다
강집사님이 저렴하게주신 영양제 효과가 눈에 보이는 것 보니 위중한 한고비 정말 넘긴 것 같다
여름엔 아버지를 보면서 자식들이 안타까워도 대안이 없었고
나는 어떻게 하여 하루하루 아버지께서 견디실까 대안 찾는 것이 그것이 일과 였는데
지금은 지난 해 건강수준으로 회복 되셨으니 그래도 한 해를 잘 산 것 같다
다 우리 구남매가 전심을 다해 모셨기 때문에 이만큼 회복된 것이다
어려운 생활가운데에서도 형편이 되는 대로 자주 찾아 뵙고 맛 있는 것 사 가지고 와서 대접하고
자주 인사드리면서 "아버지 제가 누구에요" 하고 묻던 동생들
그 관심이 곧 효도고 찾아 뵙는 것이 우리 아버지를 다시 일으킨 결과인 것이다
한해가 저물고있다
동생들 하는 일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고 다들 하나님 잘 믿으며 세상에서 승리 했으면 좋겠다
메리 크리스마스~
행복한 시간 되세요~~~
-여의도시인-2013.12.25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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