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통제구역 안..
지뢰밭 가시 철조망 사이로 비무장지대 칼바람이 불어옵니다.
너무나 조용해서, 너무나 깨끗해서
금방이라도 화약냄새가 날 것만 같은 비무장지대..
세상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자연의 심장인양 침묵만 지키고 있습니다.
영하 30도 이상 떨어져도 얼지 않은 신비의 샘..
철새도래지에 있는 천연기념물 샘통입니다.
철원에 찾아오는 겨울철새의 소중한 먹을 물이기도 하지요.
멀리 시베리아에서부터 아기두루미 세마리를 데리고 온 가족을 만났습니다.
두루미는 보통 세 가족, 많게는 네 가족인데 이렇게 자식이 많은
두루미를 만나게 되는 날엔 참 반갑고 기분도 좋아집니다.
샘통 근방을 지나치다가 만나게 된 두루미들입니다.
동송저수지를 지나 제2땅굴 가기 전, 길 옆 멀리 보이는 논바닥에서
따뜻한 햇빛을 쬐고 있던 대머리 독수리 무리도 만나게 됩니다.
아슬아슬하게 전기줄을 넘고 있는 청소년 두루미들입니다.
이렇게 떼지어 다니는 무리들은 부모와 함께
1년동안 지내다가 독립하여 나온 청소년들이지요.
동송저수지 둑 앞에 모여있는 청소년 두루미들과 쇠기러기 떼들이
논바닥 위에 떨어진 볍씨를 찾아 먹고 있는 모습 뒤로 멀리 보이는 비무장지대,
흐릿하게 보이는 북쪽에 있는 산등성이입니다.
농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두루미에게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저 끝에 보이는 비닐하우스라고 합니다.
비닐하우스 한동이 생길 때마다 전깃줄이 따라오고
그 전기줄에 다리가 걸려 다친 두루미도 종종 볼 수 있게 됩니다.
매일같이 볼 수 있는 새들과 함께 지내는 겨울이 춥지않습니다.
이 추운 겨울에 새들이 온다는 것은 이 곳 철원들판의 곡식때문만은 아니지요.
전쟁의 상처를 묻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채,
수 십 년동안 대자연의 초원으로 변해간 비무장지대의 때묻지 않은 곳,
친환경농법과 철원의 기후와 잘 맞는 오대쌀의 볍씨가 겨울철새의 귀중한 먹이감이 되어주고
살아있는 논바닥 속에 숨어있는 미생물 또한 이들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귀한 터전인지를
농사짓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말해주고 있는거지요.
고라니가 남긴 발자국과 우리의 발자국 크기를 비교하면서...
자연의 신비로운 생태환경을 관찰하러 옵니다.
현직 교사인 아빠와 함께 아이들 셋이 고성에서부터 9일 동안 걸어서 철원까지 오셨던 가족들의 모습입니다.
너무 감동받아서 가족들 모두 철원들판 구석구석을 보여주었지요~~
정말 보고싶었던 곳이 샘통이였다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해맑은 모습이 떠오르네요.
철원을 찾아오는 청소년들의 표정은 정말 건강하고 예쁩니다.
엄청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이 곳, 철원의 생태환경을 관찰하러 움직이는 학생들의 발걸음만 보아도
절로 신이 나기도 하고 이들과 함께 동행하는 길이 행복하기도 하지요.
5박 6일 동안의 청소년 철새 프로젝트 캠프 활동을 지켜보면서..
이 청소년들이 만들어 낸 비무장지대의 대자연 프로젝트 만들기 캠프 활동을 지켜보면서..
철원의 자연생태환경을 지켜가야 할 미래의 청소년들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 벌판을 다니면서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면 전혀 힘들지 않다며
발갛게 얼어있는 표정으로 씩 웃어주는 청소년들을 볼 때마다 고맙기만 합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이런 곳은 정말 지켜져야 한다며 한 목소리 내주던 친구들에게
번쩍번쩍 빛나는 관광지의 보석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숨겨진 원석의 보물을 찾아다니며 자연 그대로 보호 보존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발표해주던 친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받기도 하지요.
겨울철새들의 소중한 잠자리이자 서식처인 한탄강 상류 끝의 모습입니다.
붉게 물든 철원들판의 저녁해를 뒤로 하고 늦은 오후 시간까지
두루미 모습을 흉내내며 신나게 놀던 청소년들을 보면서
먼훗날 비무장지대를 지켜 갈 미래의 주역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
마음까지 훈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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