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안 적시려구해두 안돼

여의도시인 2010. 4. 23. 08:17

안 적시려구해두 안돼

                      여의도 시인

"안 적시려구해두 안돼"

옷가지와 요가 나비가 꽃에 앉은 듯

샤워체어위와 창문 틈 사이에 끼어

이곳 저곳에 널려있다

들어오는 아침빛은 고요하다

어머니와 나의 아버지가 나누시는 말씀중에

" 안적시려구 오줌을 참아도 안돼 안 적시려구해두 안돼" 하신다

내가 젓은 옷을 거두고

요와 이불을 거두니

이불을 지적하여 말씀하시길

 "그건 약간 (조금) 젓어서 널어 말리는거야"

이불을 훑어보고 만져보니 어디가 젓었는지 전혀 모르겠다

바람에 널어말리려 밖의 빨랫줄에다 걸어 놓았다

소변 때문에 아버지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거두어서 세탁하면 그만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나의 아버지 마음은 늘 편치 않다는 것을 아버지 말씀을 들어보면 알수가 있다

처음엔 화장실 가셔누시라고 꼭 꼭 말씀을 드리곤했는데 ...

뇌기능 저하와 수두증 증세라는것을 잘 알기에 그냥 될수있으면 불 필요한 말씀은 안 드려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해드리는데도...

아버지 자신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실토하듯 어머니께 대화로써 말씀하고 계신것이다

 

하나님 아버지시여

나의 육신의 아버지일으켜 세우셨으니 뇌 인지기능도 살려 주시옵소서

하루 하루 자신의 속 마음을 전할수 있게 하시는 나의 아버지를 내가 직접 보오니

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여의도 시인- 2010.4.23."노력중이신 나의 아버지"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