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어제 입은 것인데 빨려구 해

여의도시인 2010. 3. 19. 10:23

어제 입은 것인데 빨려구 해

                              여의도 시인

세탁기 탈수 소리가 요란하다

어제부터 갈아 입을 옷을...아버지의 거부로 오늘에서야 갈아 입으시게 할 수있었다 

아침식사후 약을 드신 후에 옷 갈아 입으시게는 성공 하였다

가급적이면 갈아 입을 옷을 내 놓고 나의 아버지가 찾아 입으시게 하도록 하지만

오늘은 아버지께서 어제에 이어 거부하시기에 하는 수 없이

내가 아버지께서 갈아 입도록 상의는 먼저 벗겨주고

하의는 아버지께서 벗고 갈아 입도록 하였다 

아버지 말씀 "갈아 입으니 재수가 없어서 안 갈아 입을래" 하신다

"아유 아버지 세탁할 때에 한 몫에 빨아야 전기 세가 덜 들지요 얼른 갈아 입으세요"

하의는 내복이랑 바지  요즘은 팬티는 아예 잘 안 입으신다

나도 팬티는 잘 안 권하고 왜냐하면  소변 실수를하면 피부에 착 달라 붙어서 잘 안 벗으려 하시면 피부에 좋지 않길래 아예 면 내복으로 대신한다

하두 빨아서인지 옷이 빨리 낡는다

세탁기 거름망 주머니엔 늘 옷 보플들이 쉬 찬다

하의를 거두어 오는데 아버지 말씀 "어제 입은건데 또 빨려구 해" 하신다 

며칠 지난 옷인데도 어제 입은 깨끗한 옷으로 아시는 나의 아버지

갈아입으라고 내놓은 옷은 깨긋한 옷이 아니라 하시는 나의 아버지 치매는 이런 것이다

시원 하시겠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옷 갈아 입으신 후에 아버지께서거실로 나오신다

얼른tv채널을 돌려서 맞추고(가급적 밝고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얼른 보륨을 조정해 둔다

나의 아버지는 쇼파에 앉으시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온한 아침을 여신다

오 케이 오늘도 좋은 아침이네요 ㅎㅎ

 

여의도 시인-2010.3.19".오늘도 좋은 아침입니다"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