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새콤달콤 딸기, 내 입으로 오기까지..
차가운 바람에 자꾸만 어깨가 움츠러드는 겨울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을씨년스러운 겨울을 보내고 따사로운 봄과 함께 우리 곁을 제일 먼저 찾아보는 과일은 바로 싱그러운 딸기죠. 탐스러운 빨간 색으로 시선을 끌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우리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한창 수확 중인 딸기를 취재하기 위해 충남 논산에 위치한 연무대로 찾아가 보았습니다. 비닐하우스 가는 것도, 딸기재배지를 직접 가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인 기자는 한껏 부푼 마음을 안고 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비닐하우스 안에는 여덟 개의 딸기길이 곧게 뻗어있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탐스럽게 빨갛게 익은 딸기들이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딸기들과 함께 하얀 딸기 꽃도 만개했습니다. 초록, 빨강, 하얀 색이 한데 어우러져 비닐하우스 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딸기를 수확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중 처음 보는 물건이 있었습니다. 마치 작은 자전거처럼 생긴 끌개입니다. 작은 끌개에는 두 개의 바구니를 걸쳐놓을 수 있습니다. 이 끌개는 긴 고랑 사이를 끌고 다니며 바구니 안에 딸기를 따 넣는데 사용됩니다. 바구니가 딸기로 가득차면 고랑에 고이 둡니다.
고랑을 따라 딸기로 넘실거리는 바구니가 줄지어 서있습니다. 빨간 바구니 안에 딸기가 담겨있어서 더욱 딸기가 빨개 보입니다. 이렇게 고랑 위에 놓인 딸기 바구니들은 한 번에 수거됩니다. 네 개의 바구니가 모인 사진 보이시나요? 왜 딸기 바구니를 저런 도구에 모아놓은 것일까요?
지금 지고 가시는게 뭘까요?
짜잔~! 지게를 메시고 등장하신 주인아주머니! 지게의 양쪽 끝에 달린 고리를 이용해 딸기 바구니들을 옮길 수 있습니다. 딸기 바구니 두 개를 직접 손으로 들어 옮겨보았는데 무게가 꽤나 나가더라고요. 여덟 개의 딸기 바구니를 지게로 지고 가는 무게는 만만치 않을 겁니다.
딸기 수확 중에는 딸기만 따는 것이 아닙니다. 상한 딸기나 꽃, 잎 또한 따줘야 합니다. 상한 딸기를 빨리 따주지 않으면 옆에 있는 딸기들도 같이 상한다고 합니다. 꽃과 잎은 솎아주어야 보다 많은 영양분이 딸기로 전해져 딸기가 맛있게 여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닐하우스 한 가운데에 의문의 상자가 놓여있었습니다. 무엇인지 궁금한 마음에 이리저리 상자를 건드리자 아주머니께서 '아서라. 그거 벌이야. 건들이지 말어.'라고 말씀하십니다. '웬 벌이에요?'라고 묻자 '벌이 날아다니면서 수정하는 거지.'라고 알려주십니다. 비닐하우스 안에 직접 벌을 놔 수정한다는 사실에 그저 놀랍기만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가 높아지자 정말 벌들이 상자에서 나와 꽃 위를 날아다닙니다. 어서 부지런히 날아다녀라, 벌들아!
지게로 옮겨진 딸기들은 한 곳에 모여 선별돼 포장이 됩니다. 딸기가 가득 담긴 여러 개의 바구니들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조금의 힘에도 쉽게 무르는 딸기의 특성 때문에 선별과 포장 또한 수작업으로 진행됩니다. 딸기를 포장할 상자를 앞에 두고 딸기의 크기에 따라 하나하나씩 정성스레 포장합니다. 작업 중에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시는 아주머니들, 재밌는 이야기엔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작업을 즐겁게 하고 계셨습니다.
계속해서 딸기 먹으라고 건네주시고 진흙에 더러워진 하얀 제 신발을 보며 걱정해주신 아주머니들 덕분에 마음 편히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딸기와 함께 해 오신 주인아주머니에게 궁금한 것 몇 가지를 여쭤보았습니다.
-딸기는 언제 한창 수확되나요?
-3월이 한창이지. 1, 2월부터는 조금씩 따기 시작하고. 4월정도면 딸기 수확이 끝난단다.
-그럼 딸기 재배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9월 초에 직접 키운 딸기 모를 심는다. 그러면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딸기 꽃이 피어나. 그러면 비닐하우스 안에 넣어둔 벌들이 이리저리 꽃을 옮겨 다니면서 수정을 하는 거지. 그렇게 해서 딸기가 재배되는 거야.
-포장된 딸기들은 어디로 가게 되나요?
-주로 가락동에 있는 시장으로 가. 농수산물시장으로도 가고. 딸기 많이 따는 날에는 300개도 넘게 딸기박스가 나오고 적게 따면 100개정도 포장한다.
-이 딸기 한 상자에 얼마에요?
-4천원정도 하지. 그렇지만 그날그날 시장의 딸기물량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져. 1천원에서 1천 5백원정도 폭으로 올랐다 내렸다 해.
-아까 들어보니까 딸기 종자에도 종류가 있다고 하던데요.
-일본 종자랑 한국 종자가 있어. 일본 종자로 키운 딸기는 '육보'라고 하고 한국 종자로 키운 딸기는 '설향'이야. 육보는 일본 종자기 때문에 생산량에 따라서 개런티도 지급해야해.
-두 종류 딸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육보보다 설향이 수분도 많고 더 달아. 그렇지만 수분이 많다는 건 그만큼 쉽게 무른다는 점이 있거든. 그래서 육보가 더 단단해서 오래가고, 보관이 용이하다보니 과일장수들은 육보를 더 좋아하지.
박스 안에 가지런히 포장된 딸기들, 정말 예쁘죠? 정성스레 포장된 딸기는 다섯 박스씩 묶입니다. 박스에 딸기의 종류와 크기를 표시해 스티커를 붙입니다. 스티커를 붙이면 모든 딸기 포장 작업은 끝나게 됩니다. 신선함이 생명인 과일. 때문에 이 날 수확된 딸기는 그날 바로 포장해 서울로 올라갑니다.
허리 제대로 펴지 못하고 힘들게 따시고 손수 선별하고 포장하는 정성이 있었기에 우리들은 신선하고 맛있는 딸기를 맛 볼 수 있던 것입니다. 지금쯤 서울에 도착해 팔리고 있을 딸기들, 전부 비싼 가격에 팔리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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