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날씨가 맘에 안 드네요

여의도시인 2010. 2. 12. 22:45

날씨가 맘에 안 드네요

                          여의도 시인

 

요즘 날씨가 전혀 내 맘에 안 든다

나무를 키우는 데에는 흡족한 해갈인데...

나무 농사는 농사고 어떡하나 이불 빨래를 못 말려서 정말 난감하다

밖에 내 널었다가 빗 방울이 후두둑 하면 끄집어 들이고

아이 참~  힘이 든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나무에게 물을 주자면  사람 인력으로는 꽤 여러 날을 주어야 할 것이다

사람의 수고와 전기세 등을 따진다면

하나님께 감사 드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빨래 걱정이니 사람 마음이 이렇게 간사하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며칠 째 마르다 말다한 이불을 오늘 저녁에는 방안으로  빨래 건조대를  가지고 들여와서 우선 널어 놨다

내일 널어서 말릴 생각으로... 

나의 아버지가 빨래를 바라 보시길래

" 이거 아버지가 다 소변 봐서 세탁한 이불들이예요" 말씀을 드리니

"아니 나는 안 그랬다 "하면서 얼른 아버지의 방으로 들어 가신다

옆에 계시던 어머니도, 나도 그냥 허허 웃고 말았다

길가의 가로수들이 많이 목 말라 하다 이제는 흡족 할 것 같다

삼 사일 흐리면서 비가 오다 말다 하면서도 흡족하리 만큼 내렸다

겨울 가뭄은 이제 해갈 되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봄 꽃 소식이 들려 질 것이다

오전에 잠깐 나갔다 보니

이웃 집 담장에 이름모를 나무 꽃이 노랗게 피기 시작한 것을 봤는데

이름이 알쏭 달쏭하네 생각이 날것도 같고 한데....

내일은 그래도 맑은 해를 보겠지 하면서 하루를 거두어 본다

참! 치매 약은 2회 중단하여 안 드리신 후 다시 복용하게 드리고 있는 중이다

하루동안 안 드리고 살펴 보려고 하였는데 ...

중단한 다음 날 아침에

나의 아버지께서 옷도 안 갈아 입으신 채로 밖으로 나가시기에

따라 나가서 무엇을 하시냐고 여쭈어 보니 중학생이 몇 명 왔는지 내다 보시는 중 이란다

"내가 세어보니 몇 명 안 왔는데..."하시는데 망상인 것이다

내다 보이는 곳은 차만 지나갈 뿐이고 학생은 한 명도 안 지나 가고 있었으니 ...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치매 약을 드시게 했다

오늘은 그저 평범한 하루이고 간혹 나의 아버지께서 노래하시는 소리가 들린다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를넘어간다~...."

물론 나의 아버지께선 오늘도 소변은 새벽에 실수 하시고

주간에도  옷에다 흘리시곤 하셨지만 그럭저럭 하루가 갔다

날씨는 지금도 비가 오락가락 한다

쌍둥이 동생 태혁이가 제수씨랑, 조카 민지랑 함께우리집에 설 쇠러(설날 보내려) 도착 했다

이만 뗑 하고 동생과 그간 얘기나 나누어야 겠네요^^*

나의 조카 <영남>이가 동갑네기 누나 <민지>역시 나의 조카가 와서인지 신이나 있네요^^*

 

여러분^^* 즐거운 설날 행복한 시간들 되세요~

 

-여의도 시인-2010.2.12."어렵지만  열심히 수고한 내 동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