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투병일기(치매 간병 일기)

등교 하는 아이의 울음 소리

여의도시인 2010. 1. 20. 10:49

등교하는 아이의 울음소리

                                여의도 시인

 

"엄마아~엄마  엉  어엉 엉 엉..."

엄마를 부르는 한 아이의 울음 소리가 창 밖에서 들려온다

문을 열고서 밖을 보니

우산을 쓴 채 한 아이가 울면서 힐끔 힐끔 뒤를 돌아보며 등교를 하고 있었다

그 뒤쪽에는 엄마가

"얼른갔다 와 얼른..."

애처러운 눈 빛으로 아이를 바라본다

분명 자신의 아들인가보다

"엄마아 엉엉..."

저 아이는 왜 울며 저렇게 엄마를 부르짖고 빨리 등교를 않는 걸까

이윽고 달래다 안 되니 엄마가 달려간다

가서 얼른 아이의 손을 붙 잡고서 아이를 세운 뒤 뭐라고 뭐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창 밖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아 부모맘이 뭐란 말인가 안가려는 자식을 궂이 갓다 오라고 하면서 떼어 놓아야 하는 건가"

뭘 안들어 줘 성이 차서 아이가 서럽게 우는걸가 아니면 엄마 품에서 하루 쉬고 싶어서 그런가

 

아버지가 옷을 다 갈아 입으셨는가 들여다 보니 아직도 여직이시다

겨우 아랫도리 팬티와  내복 하나를  입고계신다

좀 거들어 드려야 할것 같아서  윗 옷을 벗겨 드리고 옷을 하나 하나 씩 입혀 드렸다

식사를 하시게 하니 그제서야 옆에 약 봉지를 보시고 "어제 약을 안 먹었네" 하신다 

어제는 정말 하루종일 안타깝게만 하시더니만 오늘은 그냥 그냥 지낼만 하신지 식사를 잘 하신다

어제는 옷을 갈아 입으시라고 해도 그러질 않으시고 나를 보시고 잔소리를 하신다 하시니...

끝내는 저녁 약 (당뇨약)도 마다 하시어  할수없이 드시라고 놔 두고 나왔더니만

옷은 대충 벗어 놓으시고 주무셨지만 약은 끝내 안 드신거다

그런데 "오늘은 약을 안 먹었네 "하신다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다

옷을 갈아 입으시니 아버지 기분이 좋으신지 콧 노래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상쾌한 아침 창을 열어서 환기를 시킨 다

밖에는 비가 주룩 주룩 잘도 온다

부모의 마음도 이러하리라 자식이 기뻐하면 부모도 기뻐하는 ...아뭏튼 오늘은 추가로 약( 신경 안정제)을 드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제 상태로 봐선 오늘 드려야 할 것을 예정했는데...간병하면서 눈치보다  꾀돌이나 안 될는지...ㅎㅎ

 

 

-여의도 시인-2010.1.20.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입니다"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