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짙은 가을의 눈 손님

여의도시인 2009. 10. 19. 23:33

 

가을의 눈 손님

            여의도 시인

 

짙은 화장의 가을 처녀의 산은

만혼의 설레임

잘 익은

보이는 냄새가 난다

 

님의 볼

부딪힌 입술 바람이

흰 김으로 서려오고

단풍이

붉다 못해

너무 검 붉으려니

산 꼭대기엔

밤새

하얀 눈 꽃 손님이

나뭇잎의

색깔그대로

고이

감싸안으며

하얗게 덮어 졌어라

 

듬성 듬성

오르는 산 사람들은

한 동안 같이 지낼 겨울 손님

맞겠다고

헉 헉 

숨을 몰아쉬며

위로만

걸어

걸어서

자꾸 올라 간다

 

아 ~

가을은

겨울 님의 하얀 속빛을  보면서

남은 날을

하나 하나의 잎새처럼 떨구고 가려니

 

가끔씩

붉은 입술 내보여 주는

겨울 산 가슴처럼

 

나그네여

모든 것을 셈없이 던지기를 하라

 

가을이여  안녕.

 

푸른것

붉은 정열도

안녕히

 

정녕

이제는

설 백에 갈이 묻히리라

 

눈의 골짜기엔

이내 그리운  모든 것들이

바람에 뒹굴며

 

설백에

포근히

곧 묻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