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988년 `그 때를 아십니까`에서 21C `강소농을 아십니까`까지..
동네분들과 함께 옆 동네에 도배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독거노인이 사시던 낡은 집인데 현재 비어있어 내부를 청소하고
거동이 불편한 동네할머니들이 사용할 모임장소로 준비하는 중입니다.
제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덩굴식물 '송악'이 뿌리를 박고
여기저기 줄기를 뻗어가는 것으로 보아 이미 몇 년 이상을 빈집으로 방치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집의 할머니는 몸이 많이 편찮으시다고 하던데 건강하게 돌아와서 다시 사실 수 있을까요?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면 이 집도 헐릴텐데...
이렇게 농촌의 옛집들이 하나씩 둘씩 없어지고 있습니다.
'가옥조사제증'이라는 글자와 다섯 자리 숫자의 일련번호,
관할 관청인 북제주군이 음각되어 있는 낡은 표찰 발견!
2006년 행정개편으로 제주시에 통폐합되면서 지금은 사라져버린 과거의 행정구역 북제주군...
기둥으로 사용된 목재의 상태로 보아 5-60년은 너끈히 되어 보이는 이 집은
본래 제주 전통방식으로 돌담에 진흙을 바른 벽체로 지어졌으나
후에 부분적으로 콘크리트로 보수된 것 같네요.
오래동안 비어있던 집이여서 흉가를 방불케합니다.
도배지를 재단하고 풀을 바르기 시작합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듯한 흙벽은 군데군데 굴곡이 심해
도배지 바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한참 도배를 하다보니 방 한면에 붙여진 신문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요즘은 출산률이 낮아 국가가 나서 출산을 장려하는 시절이건만
과거엔 인구정책이라 하여 국가가 출산을 억제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게 언제쯤 이야기인가 궁금했는데...
발간된 날짜가 적힌 신문지 발견!! 1988년 12월 12일~!
그렇다면? 1988년은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해인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호돌이가 상모를 돌리는 그림이 눈에 띕니다.
그 때를 아십니까?....
중학교 시절 김포공항과 가까운 당산동에 있는 학교를 다녔던 터라
대통령 순방하는 날이나 국가 행사시엔 공항로 주변에 나가서
국기를 흔드는 일에 동원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성화가 봉송되던 때도 나가서 국기를 흔들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와우~ 그 시절 선동렬 선수의 활약상이 대단했나봅니다.
1988년을 전후해서 청소년들의 우상이였던 알란탐, 주윤발, 장국영같은
홍콩배우들이 국내 CF 모델로 나오곤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올림픽 특수를 맞아 음료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던 시절이였을겁니다.
오늘날 K-POP스타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한류붐을 일으키게 될 지
그 땐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가장 낡고 더운 벽 한쪽에 보이는 기사.
농부의 아내 눈엔 농업이 가장 큰 관심사이기에
다가가 기사를 꼼꼼히 읽어봅니다.
88년에 고추가 풍작이였고...
그래서 보시는 것처럼 가격곡선이 급하향선을 그리고 있네요.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어려운 농산물 수급 문제..
시장의 불균형을 유통의 문제로 지적하는 시각도 여전합니다.
25년이 지난 지금... 농산물 유통의 현주소는?
밭떼기, 산지폐기, 폭락 혹은 폭등-이런 단어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게다가 중국산 저가 농산물의 범람은 우리 농가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미FTA에 이어 한중FTA가 발효되면 우리 농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농업은 생명을 지키는 힘이자 인류산업의 근간임에도
농업은 끊임없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농가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고 어려움을 기회로 만들 수는 없을까요?
그래서 농촌진흥청에서는 하면 할 수록 힘만 들고 재정 적자만 늘어나는 농업을 지양하고
농업경영혁신을 통해 달성하는 성공프로젝트-강소농 육성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2015년까지 10만 강소농 육성및 지속적 확산을 목표로 미래성장 가능성이 있는 농가들에게
강소농지원관리시스템과 경영컨설팅시스템을 연계하고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각 지역 농업기술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e-비즈니스 멘토링 교육은
농업인들의 IT능력향상및 비지니스 역량강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우수 농가 사례를 모델화하여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인근 농가경영체로 확산시키는 운동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업현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부부도 2년째 제주도 농업기술원에서 실시하는 e-비즈니스멘토링에 참가하고 있으며
한달에 2번씩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교육을 받습니다.
농작업을 마친 피곤함 몸으로 저녁대신 간식을 먹으며 받는 교육이지만
이 교육을 통해 많은 성장을 했고 농업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농진청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KBS 2TV <녹색충전 토요일>프로그램
꿈을 꾸는 농부 편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e-비즈니스교육을 받는 날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가공창업교육도 받고 있습니다.
하루 8시간을 꼬박 교육에 투자해야 되기에 체력적이나 시간적으로 부담도 되지만
경쟁력 있는 농업인이 되기 위해선 농사뿐 아니라 교육도 열심히 받아야 합니다.
자발적으로 뜻을 같이 하는 농업인들과 함께 컨설팅 모임을 결성하여
밤늦게까지 아이디어 회의도 합니다.
우리는 꿈꿉니다.
앞으로는 농촌이 울지 않고 농민이 웃음짓는 뉴스가 많이 많이 발표되어
훗날 후손들에게 "아! 21C 농업은 희망의 농업이었구나" 라고 기억되길 원합니다.
농촌의 낣은 집들이 부서지고 농업을 하던 땅이 도시화가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하는 우리 맑은물귤농장은
지속가능한 농업, 소비자뿐 아니라 농업인 스스로도 행복한 농업을 위해
강소농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농업의 희망, 강소농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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