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하얀 눈이 내린다

여의도시인 2011. 2. 14. 10:47

 

하얀 눈이 내린다

                     여의도 시인

 

하얀 눈이 내린다

구정물 먹던 토종돼지

갑자기 눈에 밟힌다

시집와 절 값으로 받은 돈 모아

종자늘리려 맘 먹고 사 길렀건만 

포크레인 소리 멈추자 내 돼지는 아예 우리에 없었다

 

하얀 눈이 정말 많이도 내린다

그저 나에겐 침울함은 사라지고 평온 그 자체다

생각 할 것도 없고 생각도 하기싫다

쉬고 싶고

눕고 싶고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그래서 하늘에서 눈을 내려 주나보다

 

하얀 눈이 내린다

발목이 묻히고

뒷 다리가가 묻히고 몸 뚱아리가 묻혀가도

살려고 살려고 몸 부림 치는 것들

조용히 그저 조용히 자라고

하늘에서 하늘에서 하얀 눈이 너무 많이 내린다 

 

-여의도 시인-2011.2.14." 하얀 눈이 내린다"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