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인 2010. 11. 25. 09:56

 

돈을 주나

            여의도 시인

 

"강연하면 돈을 주나"

뭐라고 하시는지 어머니께서 다시 아버지를 얼굴을 쳐다 보시니

"저렇게 강연하면 월급주냐고.." 하신다

TV화면에서는 한 강사가 아침 프로에 나와서 열띠게 강의중이다

이를 보던 나의 아버지께서 내 던지시는 말씀중에 저렇게 하면 돈을 주냐는 것이다

"그럼요 얼마나 많이 받는다고요"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질문에 답을 하신다

돈을 돈으로 모르시고 담배라고 하시며 불을 붙히던  나의 아버지께서

이제는 일하면 그 수고의 댓가로 돈을 주는 것인가 하고 물으시는 것은

꽉 막혀 있던 어느 한 편이 탁 틔여 오는 통트는 소리와 같다

어둠속의 환한 빛 줄기 같은 느낌이 내게는 전율처럼 다가온다

어머니께서도 이러니 저러니 서로 얘기를 나누신다

어제부터 어머니께서 하시던 일을 그만두고 쉬시기로 결정을 내려서

나의 아버지께서는 새로운 치료가 시작되는 셈이다

이런 저런 말씀을 서로 나누시다보면

꽉 막혔던 것이 뚫어지듯 아버지의 어둠도 싹 가셔지리라

내가 한 삼년동안 간병을 해왔어도 어찌 어머니와 같은 대화가 많이 있었겠는가

아버지의 심중에 그냥 내 뱉는 말씀이라도 대화로

어머니께서 아버지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시다 보면 지금보다는 나의 아버지 상태가 더욱 좋아지리라

치매의 특성상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어쩌면 치매 완치의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기사를 얼마 전에 본 듯한데...

그러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병든 자에게는 제일 까까운 자가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으리라

어머니도 쉬시고 나의아버지께서도 좋아지시는 일만이 이제는 남아있다

아침 일찍 내가 평소대로 돌보아 드리면서 농장일을 이제는 본격적으로 할 때가 된 셈이다

겨울이 오는지라 지금은 별로 큰일은 없지만 모종 생산 등을 하려면

새로운 경영전략이 필요하고 자금도,노력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등, 할 일은 많다

지금까지 그러해왔듯이 아버지의 간병이 일상의 일이지만

많은 수입을 창출해야 정리할 것은 할수도 있겠기에 다시금 마음을 추스려 본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자로 재면 0.00001미리보다 못한 하루 현실의 성과이지만

어언 3년이 지나는 지금에서 돌아보면 누워서 아무것도 모르시던 아버지가 걸어 다시시고

어느 강사의 수고의 댓가를 물을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그저 너무 감사합니다

바라옵건데

가족의 기쁨이 되시도록 나의 아버지 더 좋아지시어 김해 중앙교회에 출석케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여의도 시인-2010.11.25." 어둡다고 늘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를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