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인 2010. 7. 5. 09:09

왜 그러실까

                여의도 시인

 

나의 아버지 오늘 아침도 안 드신다 왜 그러시는 걸까

뭔가 마음에 안 드시는 걸까

"아버지 식사하시고 약 드셔야지요"

"안 먹는다니까 내가 생각없다는데 왜"

요즘 툭 하시면 한끼 정도는 안 드시려고 한다

지난 토요일도 안 드신다고 해서 속을 태우시게 하시더니 

그때 마침 아랫층의 제수씨(영웅이 엄마)가 토마토를 갈아와서 드리니 그것은 받아 드셨다

오늘 아침도 입맛이 없으신건가

아니면 뭔가 마음에 안드시는일이 있단말인가

어이했든 뭐라도 드시게 해야하는데...

토마토 두개를 씻어서 갖다 드려도 안드시고 아유...

오늘은 농장에 일 좀 보려 했었는데...여의치가 않을 것 같네

나의 아버지 약을 드시는 형편이라 뭐라도 드셔야 속을 안 버리실텐데...

자식의 속도 모르시고 진짓상을 들였다가 두번 다 퇴짜다

하는 수 없이 설거지 부터 하였다

지금 분위기상으로는 세수도 힘들겠구,

요즘은 세숫물을 떠다 드려서 자신이 씻으시도록 유도를 하는데 오늘 같은 날은 그랬봤쟈 소용이없고 기분만 더 상하실 것이니...

라디오 창원 극동방송을 틀어드렸더니...흘러나오는 찬송을 조금 들으시다 코드를 뽑아 버리시고

안방으로 가셔서 창을 여시고 밖을 바라보신다

뭘까 뭐가 부족하거나 마음에 안 드시는 일이 있기는 있으신 모양인데....통 알수가 없으니...

설거지를 하면서도 나는 그 생각에 나의 무력감이 예고없이 온다

한마디로 머리가 어지럽고

어떻게 치매 환자의 마음을 잘 알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대화가 최고인데.... 지금은 대화가 부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충분한 것 같기에(치매드신 아버지 성격 그 동안 일로, 잘 아는 나니까)

치매는 기다리면서 기회를 엿 봐 가면서 조절하는 것이 최고니

조금 시장해지시면 그때 뭐라도 드려야 겠다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니 오전은 꼼짝을 못 하겠네

 

-여의도 시인-2010.7.5."나의 아버지 월요병 이신가"를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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