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시인 2010. 6. 10. 09:11

치매의 단면

               여의도 시인

 

"아버지 얼굴 닦으셨어요"

나의 아버지께서 작은 음성으로 대답 하시길

"얼굴은 왜 손이나 닦으면 되지 사람을 병신 취급하고 있어 얼굴은 나중에 씻으면 되지"

"그래요 나중에 꼭 씻으세요ㅎㅎㅎ"

나의 아버지께서 세수를 잘 안하시기에 나는 뜨거운 물수건을 하여 적당하게 식힌 후

 " 손 닦으세요 얼굴 닦으세요 " 하고 매일 드리는 편이다

어떨때엔 발을 씻겨드리면 가만히 계시다가도 어느 날은 화를 벌컥 내시기도 한다

오늘은 "아버지 손 닦으세요" 하고 드렸더니만 손만 닦으시고

내가 묻는 말씀에 이렇게 퉁명스럽게 말씀을 하신다

자신 스스로는 잘 씻지를  않으시면서도 이렇게 피하시는 대답을 취하는 것이 치매의 단면이다

어떨 때에는 하두 씻는 것을,  닦아 드리는 것을 피하구 싫다고 소리를 높혀 말씀을 하실 때에는

"요양원에 가서 계시면 나보다는 더 잘 씻겨 드릴텐데..."싶기도 했다

그러나 어찌하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우울증 비스므레하게 마음이 가라 앚아서 매우 힘들었는데...

왜냐구 이러다가 나의 인생 종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지뭐요ㅎㅎㅎㅎ^^

할일은 태산인데... 요즘 농업이 남을 많이 쓰면 본전을 못 맞추는것이 허다하니...

세주는 남의 땅에서 나 스스로 하기엔 어떨 때엔 무력감이 오는 것이다

나는 뭐든 다 하면 잘할 것 같았는데...성실해도 열심이어도 내 뜻과는 달리

세월을 한해 두해 보내다 보니 이제 나이 들만큼 들었질 않는가

 후후 아래 층 사는 동생 말대로" 형님 그래두 더 늦기전에 결심하구 결혼하세요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사시니 몰라두 나중에는 혼자서 어떡하실려구요" 

정말 이러다간 장가는 커녕 내가 혼자로 마감하는가

그게 아닌데...하나님께서는 내 여자까지 보여 주셨는데...이래서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도 느긋이 기다리지 못하고서

작은 마누라를 두어서 아들을 보려 했었는가

어째거나 나는 기다려 볼란다

그 꿈이 내겐 그냥 환상이 아니었음을 다시 기억해 본다

나의 아버지께서 방문을 여닫는 소리가 난다

나가 봐야겠다

설겆이가 기다리고 있어서요

오늘은 치매의 단면을  살짝 정리해 봤습니다^^

 

-여의도 시인-2010.6.10." 치매는 드셨어도 잘 둘러 대시는 것이 치매의 단면 입니다" 를 적다